1. 병원을 내원한 이유
꽤 긴시간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우울감이 심하며 무기력증이 심했다. 특히 아침이 너무 무서웠다.
간혹 사람들은 운동하면 낫는다, 햇빛을 봐야 한다, 바쁘게 지내면 괜찮다 등등 책도 읽어봤다. 호르몬에 대해서도 찾아봤다.
아침에 강아지 산책을 핑계로 뒷산을 오르면서 운동을 하고, 바쁘게 지내기 위해서 몸을 엄청 움직였다.
증상이 너무 심한 날에는 손을 까딱할 힘도 없었다. 번아웃은 일이 버거워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잠시 내려놓기 위해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낸 적도 있다.
가벼운 우울증이나 원인이 있는 우울증이라면 해결이 되겠지만, 오히려 저렇게 해도 무기력해지고 우울감에 빠져있는 나자신을 보면 자괴감이 들어서 증상이 더 심해진다. 의지만 있으면 된다라는 마인드가 강했는데, 의지로도 안 되는 게 있긴 하더라.
그렇게 돌고돌아 결국 병원을 가게 됐다.
올해 5월에 정신의학과 첫 진료를 받았고, 번아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약만 처방해 주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병원을 수소문해서 진료를 받게 되었다.
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들 처음 병원가기까지가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든 건지 나와 맞지 않은 병원을 갔다가 괜히 마음의 상처만 더 깊어질 수 있기에 거르고 걸러서 사람들의 후기가 좋은 병원을 내원하게 되었다.
2. 우울증 상담
초진 진료에서는 상담시간이 아주 길다. 내가 최초 언제부터 우울감을 느꼈고, 증상은 어떠한지 등등
단순 우울증이라고 생각했는데 최초 시작은 나의 어린 시절이었다. 성격자체가 티를 잘 안 내고 속에서 앓는 스타일인데 그러한 성격으로 인해 이지경까지 오게 된 거 같다.
그 어린시절로부터 시작돼서 악순환이 이루어지고 사회에서 마저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일들이 빈번해지다 보니 이제는 견딜 수가 없었나 보다
시간이 흐르면 잊히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내면 깊은 곳에 꼭꼭 숨어서 내가 조금이라도 약해지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와르르 나와서 그 모든 게 나를 괴롭힌다.
주변에서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했다. '너 어떻게 버텨? 너 괜찮아?' 정말 괜찮았다. 그때 당시에는 괜찮은 줄 알았다.
3. 약 처방
낮에는 무기력증, 밤에는 잠을 못 자고 자더라도 수시로 깨고 악몽을 정말 많이 꿨다. 그래서 아침에 먹는 우울증 약(헬스피온서방정)과 저녁에 먹는 잠에 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환인클로나제팜정)을 처방받았다.
환인클로나제팜정을 먹으면 잠에는 들 수 있는데 중간에 자주 깨고 수면 유지가 어려워서 아고틴정을 추가로 처방받았다.
헬스피온서방정 - 금연치료제로도 사용하는 우울증 약이다. 처음 부작용은 식욕이 심각하게 감소하고, 구갈(갈증) 증상이 너무 심했다.
식욕은 없고 갈증이 나니 물이나 커피 같은 음료만 마셨던 거 같다.
또, 속 쓰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꼭 아침밥을 먹고 약을 먹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니 구갈증상이 사라졌고, 식욕은 양호해졌다. 약 먹기 전에는 폭식증이나 수시로 뭔가를 먹지 않으면 안절부절(?) 못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정상인이 된 기분이다..
헬스피온 약을 먹으면 정상인처럼 생활할 수 있다. 일에 집중을 할 수 있고, 산만한 정신이 조금 차분해지는 느낌?
일상을 보낼 수 있고 무엇보다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평소 예민하고 신경이 곤두서있는데 성격이 잔잔해지고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느낌이다. 간혹 약을 못 먹을 때가 있는데 확연히 차이가 난다.
환인클로나제팜정, 아고틴정 - 환인클로나제팜정은 공황장애 약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자기 전에 약을 먹으면 보통 30분 내에 잠에 든다.
수면시간도 많지도 적지도 않은 보통 7~8시간이 지나면 눈이 떠진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자고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최근에는 증상이 심해져서 밤마다 우울감에 갇혀서 이유 없이 엄청 울었다. 그래서인지 약이 잘 안 들었다.
잠에 들기는 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고, 자다 깨다를 반복 했다.
환인클로나제팜정, 아고틴정의 부작용은 크게 못 느꼈는데 약을 안 먹는 날에는 하루종일 피로감이 느껴졌다.
4. 부작용
내가 겪은 부작용은 구갈, 식욕감소, 속 쓰림, 가슴 두근거림(거의 없었음) 등등 나름 미비하다고 생각하는 증상이다.
근데 그중에서 어느 날 가려움증이 생겼는데 그동안에 없다가 갑작스레 나타나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어느 정도였냐면 하루종일 귀, 목, 팔, 손가락, 발, 다리, 갈비뼈, 등등 전신이 다 가려웠고 온몸이 수술 후 부종마냥 땡땡부었다.
이런 적이 처음이라 금방 낫겠지 싶었는데 한 2주 정도 버티다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피부과를 찾아갔다.
알레르기약을 먹고 나니 증상은 호전되었다. 현재 다시 약을 복용한 지 한 달하고 좀 더 지났는데 가려움증 증상은 없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가려움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들었다. 그때 당시에 나는 정말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있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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